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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체외수정 기록 #1. 난자채취_ 아픈 건 이제 끝..?

by 냥부 2024. 2. 27.

난자채취 하고온 지 5시간이 흘렀다. 

 

어디엔가 말하고 싶은데, 

가족에게 말하면 괜히 걱정 끼칠 것 같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괜한 걱정을 사고 싶지는 않아서

 

블로그에 남기기로 했다. 

줄 선 포카리

 

난자채취 + 5시간 

이온음료를 하루에 1-2L정도 마시라고 권해주셔서

포카리를 벌컥벌컥 마시는 중이다. 

평소에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라 

이걸 마시는게 고통이다... ㅎ.ㅎ

 

가만히 있을 때는 복부통증이 없고, 

걸어다닐 때 약간 불편감이 느껴진다. 

 

난자채취 + 4시간 

든든하게 챙겨먹어야겠다! 싶어서 

갈비탕을 먹었다. 

맛있게 잘 먹었는데, 

먹고 일어나니 갑자기 배가 아팠다. 

엉거주춤 걸어야할 정도로 아팠는데

금방 괜찮아졌다. 

 

너무 많이 먹었나...

 

난자채취 + 3시간

배가 조금 빵빵한가? 싶은 느낌이 든다. 

 

분리수거를 하려다

무거운 것을 들지 말라고 하셔서 

현관까지만 질질 끌고 가서 뒀다. 

 

살짝 들기만 했는데도 

배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 

 

난자채취 + 2시간 

병원에서 나왔다. 

약기운 때문인지, 자다 깨서인지 

약간 몽롱한 기분이다. 

덕분에 조금 차분해졌다. 

어제까지는 호르몬주사를 맞아서인지, 

생리주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날카로운 상태였다. 

 

수액, 콩주사를 맞았다. 

뭔지 잘 모른다. 

주사 바늘 꽂고 있는게 너무너무 싫어서 

엄~~~청 아픈게 아니라면 수액 절대 맞지 않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다.. 

 

항생제 엉덩이 주사까지 맞으면 처치는 끝! 

오늘 있었던 모든 것 중 

통증 정도는 항생제 주사가 제일 아팠다. 

 

난자채취 + 1시간 

수액 맞는 중 

수액을 맞는다는게 괴로워서

유튜브를 조금 보다가 잤다. 

(영상만 틀면 자는 편)

 

여전히 배가 불편하다. 

화장실 가고 싶은 똥배 느낌도 들고, 

생리통 느낌도 든다. 

 

경상도 말로는 딱 우리~~~한 느낌!

서울사람들은 도대체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는거야..? 

이건 저린 것도 뻐근한 것도 아니야

 

#난자 채취 

국소마취를 했다. 

후기가 대부분 수면마취라, 

'괜히 국소마취를 한다고 했나'하며 

시술 직전까지도 후기를 찾아봤다. 

괜찮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팠다고 했다.... 

잔뜩 겁먹은 상태로 시술실로 갔다.

 

들어갈 때는 내 발로 걸어들어갔지만 

시술이 끝나고 나올 때는

누운채로 침대에 실려나왔다. 

 

하지만!

 

많은 후기에서 힘들다고 했던

난자채취 바늘 통증은

참을만했다! 

 

걱정했던 바늘보다,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고정장치가 불편했다는 사람도 많았는데

고정장치가 문제가 아니었다.

 

고정장치를 넣기도 전에 

초음파 기구가 너무 아팠다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 비집고 들어온 느낌?

'윽'소리가 나왔다.

난자를 키워놔서 그런건지.. 

힘을 빼라고 하셨는데 

너무 배가 빵빵하고 아파서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ㅠㅠ

 

시작부터 나 큰일났구나 긴장이 되었는데 

이후로는 오히려 괜찮았다.

 

바늘로 찌르는 것의 아픈정도를 굳이 나열해보자면, 

항생제주사>>링거 라인잡는 바늘>난자채취바늘>채취 전 마취주사>>항생제반응검사

 

결론적으로는 난자채취과정에서는 

바늘에 찔리는 것 때문에 아플 일이 없다는 것! 

 

치과에 가면 마취주사가 제일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마취주사가 너무너무 걱정되었는데 

찌르는 느낌도 안 날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 

 

난자 채취 바늘은

살짝 따끔하면서 바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긴하지만

아프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사람마다 아픈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안 아팠다고해서 모두가 안 아플 거라는 것은 아니다. 

원장님께서 국소마취를 권해주실 때부터 

난자의 위치가 좋아서 국소마취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채취 과정에서도 위치가 좋다는 말씀을 한 번 더 하셨다. 

'난자의 위치에 따라 채취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지 않을까?'하고

추측해보았다. 

 

항생제 반응검사는 

진짜 하나도 안 아팠다. 

아프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바늘이 들어갈 때

손으로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 

허벅지가 더 아팠다. 

 

항생제주사가 오늘 있었던 과정 중 가장 아팠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병원에서 맞아본 엉덩이주사 

그 정도의 아픔이었다. 

 

결론적으로 국소마취 난자채취 과정에서 아픈거 하나도 없다!! (결론땅땅땅)

여러분 국소마취도 괜찮아요~~~~

 

난자채취 - 1시간

손등 정맥혈관 등록 후, 

탈의하고 가운으로 갈아입고선 

간호사실로 이동해서

1. 혈압재고

2. 링거바늘을 꽂았다. 

3. 항생제반응 주사 후 (15분 정도 지켜보았다.)

4. 엉덩이에 항생제 주사를 맞았다. 

 

같은 시간대 안에서 시술 순서가 늦어 

바늘을 꽂은 채로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대기실에 앉아서 기다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챙길 걸 하고 생각하면서 

또 국소마취 후기를 찾아보았다.

남편은 후기 같은 거 보면 더 무서워진다고 

보지말라고 했지만

겁나면 오히려 눈 못 감고 똑바로 쳐다보는 편...

 

항생제 주사를 맞은 부위 전체가 뻐근했다. 

30분 정도 지나자 링거바늘이 

거슬리지 않고 익숙해졌다. 

 


난자채취 결과 

몇 개의 난자가 채취되었는지는 바로 알려주셨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온음료 마시는 것을 권해주셨다. 

오는 길에 포카리스웨트를 주문했다. 

 

나는 당러버니까... 제로는 마시지 않을거야..... 

 

걱정을 많이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니라... 

또 하고싶지는 않다. 

 

아직 거즈를 제거하지 못해서 이런 마음이 더 드는 것 같다. 


난자 채취 후 링거를 맞으면서 울었다는 후기를 보았는데, 

감정이입이 되어 글을 읽다 나도 울 뻔했다. 

 

하지만 막상 채취 후에 나는

불편감에 신경에 곤두서서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집에 오는 길에 엄마와 통화를 했다. 

엄마는 시험관을 하는 딸을 보며 재밌다고 웃으셨다. (?)

내가 힘들까봐 일부러 밝게 대하시는건가 잠깐 생각했는데, 

"엄마가 생각해봤는데 너는 호기심이 참 많은 것 같아."

하시는걸로 봐서는 진짜 재밌어하시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안 해도 되는 걸 한다고 생각하신다. 

엄마... 나 난임이라니까........ 좀 믿어줘.....

호기심으로 하기엔 좀 힘들어...